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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6월 12일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

베풀고배부르자 2023. 6. 12. 21:35

23년 6월 12일 월요일이다.

체감은 10일같은 평일 뒤 주말은 지치고 삐걱거리는 내 몸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휴식이었다.

어김없이 울리는 아침 06:30 알람에 무거운 눈과 몸을 일으켰다.

상쾌하게 양치와 면도, 샤워까지 마무리하고 피부에 수분보충정도 해주면 출근준비는 끝난다.

혼자 살다보니 매일같이 먹던 아침도 이제는 먹지 않는다.

 

문을 열고 나오니 이제 아침인데도 날이 제법 덥다.

여름을 정말 싫어하는데, 시간은 막을수가 없나보다.

어제까지는 아이돌 노래가 너무 좋았는데, 오늘 아침은 또 발라드가 땡긴다.

잔잔하게 나오는 발라드에 몸을 맡기고 출근하는 길, 벌써 이 길 위로 퇴근하는 미래의 내가 상상된다.

 

출근하면 미친듯이 몰려드는 주기성 업무들, 그 속에서 쉴새없이 울리는 전화 벨소리

내 자리의 회사전화, 사무실의 공동 회사전화, 스마트폰까지 정신없이 업무를 처리하다보면 어느새 점심시간이 찾아온다.

정말 바쁘게 달려온 지난 1년 2개월 내 몸은 이제 점심이 별로 달갑지 않다.

바쁠때는 "야근할바에는 차라리 점심을 굶고 정상퇴근할래" 라는 마인드가 뇌를 지배한다.

다행히 오전에 쉼없이 업무를 처리해놓은 탓일까, 여유롭게 점심을 먹고, 남은 시간동안 적당히 찬 배를 소화시키며

덥고 약간은 습한 날씨에서 광합성 했다.

 

오후가 되니 본격적인 업무들이 시작된다.

회의준비부터 다양한 부서와의 협업, 상사의 부탁, 사소한 것들에도 쉽게 예민해지는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꼼꼼하게 일들을 처리한다.

오후 04:00 최종회의 오늘 휴식중이던 머릿속 화산이 점화한다.

이번주 예정되어 있던 이벤트에 대해 이야기하자 사람들이 다들 어리둥절해한다.

한달전부터 회사 공지사항, 카카오톡 등으로 미리 알려주고 준비해야한다고 말을 했건만,

회의가 끝나자마자 전화가 빗발친다.

 

"이걸 지금 알았는데, 너무 부담스러운거 아닌가? 조금 미뤄줬으면 좋겠는데"

듣는 입장에서도 기가찬다. 

디지털화 된 자산(회사 공지사항, 카카오톡)을 전부 캡쳐해서 단체톡방에 보내고 한마디 하고 싶었다.

그걸 또 꾹 참는 나다.

"못 봤을 수도 있지", "관심이 없을 수도 있지", "사회생활이지", "화내면 어차피 밀려오는건 잔잔한 후회들뿐이야"

등 수백가지의 이유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고, 내 화는 입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몸을 맴돌았다.

 

그렇게 폭풍같은 하루가 지나가고, 약간의 야근 뒤에 퇴근하는 길, 문득 드는 생각, "오늘 내가 뭘 배웠지?"

"나한테 유익한 하루였나?", "내가 건강해졌나?", "이렇게 사는게 맞나?" 등등 다양한 생각이 어깨를 스쳐지나간다.

당장 내일이라도 회사를 관두고 나가고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오는 위로의 연락에 나는 또 위기를 극복했다.

당장 일이 힘들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대로 계획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화가 날 수 있고, 절망할 수 있다. 

'나'대로 직진하면 적어도 내가 아는 사람 중 40%는 진짜 내 편에서 날 도와주고 위로해준다.

이게 내가 오늘도 열심히 살았던 원동력이다.

 

착하게, 나누고 베풀면서, 그럼에도 지혜와 효율은 잃지 않는 쪽으로 살아보자.

잘 부탁한다. 나의 첫 블로그, 첫 글